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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뚝섬아름다운나눔장터, 사고 팔고 뜻 깊은 경험도
    토끼씨 작업실/여행기 2017. 5. 23. 18:38

    2016년 10월 즈음 폐장했던 뚝섬아름다운나눔장터가 다시 돌아왔다. 이 장터는 중고물품을 사고파는 장터로 참가 문턱이 낮기도 하고 규모도 상당해 종종 이용할 마음이 생기는 곳이다. 


    파는 사람으로 참가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로, 친구를 꼬드겨 같이 참가했다. 사는 쪽으로 이용할 땐 아무 조건이 없지만 파는 사람으로 이용하려면 먼저 온라인으로 신청해야한다. 회원가입을 해서 신청하는 곳을 찾아들어가면 신청일로부터 다음주 주말 토, 일의 신청할 수 있다. 토, 일 각각 하나씩 따로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사연을 적으라는데 그다지 신경 써서 적지 않아도 세번 다 당첨 됐던 듯. 그냥 복불복으로 프로그램 돌려서 당첨자를 정하는 것 같다. 다만 기존 참가 이력이 있고 경고가 없는 사람은 비교적 잘 당첨되는 느낌. (참가 신청을 해 놓고 참가 당일 안 온다거나 하면 경고가 주어진다고 미리 고지가 되어있다.)

    신청을 완료하면 신청 날짜의 해당 주 수요일에 문자로 당첨됐다고 연락이 온다. 연락이 안오면 보통 당첨이 안된 거라고 한다. 온라인 페이지로도 당첨자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해당 날짜 전 날에 정상 운용을 확인해주는 문자가 또 온다. 실제로 우천시나 미세먼지가 너무 많은 등의 이유로 취소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5월 첫째 주 주말이 이번 년도 첫 행사였는데 마침 미세먼지가 극혐수치를 찍어서 일정이 취소됐었다.


    오전 10시, 참가자 등록을 기다리는 중. 쇠 울타리의 오른쪽이 행사장이다.

    행사가 11시에서 오후4시까지 열리는데 등록 선착순으로 자리를 준다. 자리는 선택할 수는 없고 안 쪽부터 채운다고 고지하는데, 작년엔 강가 쪽부터 채우는 듯 싶었으나 이번엔 뙤약볕을 피할수 있는 다리 밑 쪽, 천막이 있는 쪽부터 자리를 주는 것 같았다. 아직 10시 경인데도 부지런한 사람들이 있었다. 나와 친구와 친구 남편은 내가 사온 주먹밥을 먹으며 기다렸다. (주먹밥 마이쪙)


    핸드메이드 조감도.jpg

    우리가 서있는 곳은 '줄 서는 곳'. 행사장은 기본적으로 7호선 지하철이 지나다니는 다리 밑 그늘이다. 웬만하면 시원함. 


    당첨 확인을 하는 곳(feat.부농부농한 존재).jpg

    신분증을 저 천막의 앞치마 두른 직원들에게 주면 

    이런 걸 준다. 구역별로 명찰 색깔은 다르다. 이번 명찰은 초록초록.

    그리고 후원금 봉투를 준다. 판매 수익금 일부를 자유기부형태로 기부 할 수있는 봉투. 나중에 신분증을 찾으러 갈때까지 명찰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봉투는 판매자리에 제대로 자리 잡고있는지 확인하러 오는 직원들한테 사인 받을 때 필요하다.

    확인을 마치면 명찰을 목에 걸고 바닥에 있는, 쇠로된 조그만 자리표시들을 눈여겨보며 해당 자리를 찾아가야한다. 자리를 찾고 돗자리를 펼때 주의할 것은 쇠로 된 표시가 돗자리의 오른쪽 위에 오도록 깔아야 한다. 그래야지 주변 판매자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도 그 위치를 잘못맞춰서 옆 판매자분이 짜증을 내셨다......(왼쪽 판매자분부터 자리를 잘못 깔아서 우리도 밀렸던 건데...)

    그리고 돗자리를 바로 펴고 물건을 캐리어에서 꺼내기 시작하면, 어느새 하나가득 우릴 애워싸고 있던 손님(이라 쓰고 사냥감을 찾는 매라 부른다)이 달려들기 시작한다. 매우, 무척 무서운 기세다. 아직 열지 않은 짐도 파헤쳐보는 분도 있다. 초장에 좋은 물건을 선취하기 위해서 벌어지는 진풍경이다. 그리고 판매자로서는 나름 높은 가격에 물건들을 팔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나중엔 어차피 가격을 다 내리고 깎게 되어있다. (높은 가격이라고 해도 어차피 원가의 5퍼센트도 안되는 것이 허다하긴 하지만)  

    도떼기시장.jpg 

    '도떼기시장'이 지나간 후.jpg 

    소강상태에 접어든 우리 좌판과 친구부부. 한시간 쯤이 지나서야 물건정리를 끝낼 수 있었음. (그 와중에 나는 깎아달라는 대로 다 깎아서 줬더니 결국 최종 수입이...)얼마간 여유를 갖고 팔다보니 주변 시장조사나 할 겸, 불쑥 고갤 들이미는 지름신 때문에 다른 판매장을 구경하고 싶어진 우리. 이번에는 세사람이나 있는 덕분에 번갈아가면서 다른 데에는 뭐 파나 구경도 하고 알차게 즐길 수 있었다.

    맘에 들었던 부농부농한 선글라스.jpg

    그러나 가격이 삼만원이어서 사지는 못했다. 나란 거지...... (나중에 정산한 내 순수 수익이 2만 5천원이었다고)

    하지만 천원에 쉬폰 뷔스티에와, 천 오백원에 튼튼한 에코백을 건질 수 있었다. 내 친구는 브랜드 파우치를 2천원에, 가죽 클러치백을 천원에 사는 기염을 토했다. 상태도 거의 새거고 색깔도 예뻤는데...

    보통 2시 경~3시 쯤 되면 판매자들이 짐을 주섬주섬 싸는 등 파장 분위기가 되는데 그때 돌아보면 거의 품목당 천원으로 득템을 할수있다. 살만한 물건을 볼 때 팁이라면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판매자들이 있는 좌판에 가면 비교적 마음에 드는 스타일들을 발견할 수 있다. 옷이나 가방같은 경우가 특히 그러함. 그리고 애교있게 천원씩 빼달라고 하면 대부분은 빼주신다. 어차피 장사를 해본 사람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라.

    행사 시간대가 점심을 끼고 있다보니 어느 순간이 되면 무적 배가 고파지는데, 그 때엔 행사장 바깥에 있는 김밥파는 리어카라든지 편의점을 이용할 수있다.

    미니스탑 라면 찬스.jpg

    어느 순간부터 한강공원의 편의점에서 봉지라면을 끓일 수 있는 기계를 들여왔다. 신기함. 그래서 불티나게 팔린다. 알류미늄이 뜨겁기 때문에 다 끓으면 박스로 쟁반처럼 받쳐서 들고 날라야 한다. 행사장 안쪽까지 들여왔을 때 아무런 제재도 없던 걸 보아 음식물 반입이 가능한 듯 했다. 곳곳의 자리에서 무언가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파장은 4시인데 4시에 나가는 것이 아니고 4시까지 행사장의 공간을 깔끔하게 비워야하기때문에 보통 3시 반부터는 모두가 짐을 싸기 시작한다. 우리는 늦은 점심을 마저 먹고 짐을 싸니까 시간에 알맞게 행사장을 나올 수 있었다.

    짤 재탕. 명찰 반납하기.

    팔다 남은 물건을 도로 가져가기 싫으면 기증처에 물건을 기증하고 두손 가볍게 올 수 있다.


    엄청 많은 걸 한 것 같은데 아직 4시밖에 안됐엉!

    but...

    나는 곧장 집으로 돌아와 두 시간 정도 기절해서 잤다. 오랜만에 그 많은 사람에 치이려니까 피곤하고, 사람들이 물건을 들었다 내렸다 헤집을 때마다 정리를 다시 해주는 등 마냥 만만한 것만은 아니었다. 역시 장사 체질인 사람이 따로 있는 듯. 다음에는 구매자로 참가해 제대로 득템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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