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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좀비 과다복용(?) 중 : 킹덤 시즌2, 대탈출 시즌3 3화, 방구석 1열 <감기>편 리뷰
    토끼씨 저장고/작품 저장고 2020. 3. 16. 23:36

    뭐든 과다복용은 안 좋다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지금, 어쩌다보니 시의성이 생겨버린 킹덤 2가 공개됐다. 어쩌다보니 챙겨보는 예능들에서도 바이러스재난물(?)이 유행 중인데,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도 어쩔 수 없이 손이 가고 만다. 하지만 이제는 좀 힘들다는 감각이다. 확진자 수가 처음 두 자릿수로 떨어져서 정말 잘 됐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방콕 입장에서 미디어가 온통 바이러스재난물인 건 좀 지친다. 한 달이 훌쩍 넘어가는 이 사태 속에서 이제는 조금 변화를 접하고 싶달까, 답보는 싫달까. 애써서라도 다른 걸 찾고 싶었다.

    넷플릭스의 빨간 N이 나올 때 정말이지 햄보켔는데

    <킹덤> 시즌2

    김은숙 작가님의 팬의 입장에서 킹덤 2는 그 기다림이 아주 즐겁고도 고통스러웠던 작품이었다. 킹덤 1이 거의 예고편 수준으로 끊겨버려서 ‘이러고 1년 뒤에 나온다고? 으아아.’ 좋은 의미로 욕만 했었다. 그런데 드디어 두근대하면서 본, 지인들도 다른 사람들도 ‘그날이 왔다’ 맥주와 안주를 준비하고 본 킹덤 2는 음, 아, 뭐랄까......팬의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좀 보였다.

     

    -------(스포 경계선)--------

     

     

     

    이 방법 밖에 없었을까

    아이를 죽이지 않기로 한 순간, 물론 왕족의 핏줄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왕으로서 기능하고 나라를 지탱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어서 좋았지만 꼭 그런 방법밖에는 없나 싶었다. 이렇게 간단히 물러난다니, 이제까지 세상을 바꾸겠다고 팔 다리 잘려가면서 사선을 넘어온 그 면밀하고 날카롭게 이어왔던 긴장이 다소 거칠게 끊겼다. 분명 다른, 교묘하고 섬세하고 영리한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조금 더 현실적일 것 같은데 하고 좀 아쉬웠다.

    감정적인 연출도 이를 더 부추겼다. 세자 이창이 담담하게 풀어냈다면 좀 더 현실감이 살았을 텐데 아쉬움이 있었다.(아니면 내가 1년 새에 현시창 작품들을 많이 봐서 그런가.)

    이게 웬 갑분 '도둑들'

    마지막에 ‘짜잔!’ 하면서 끝내니까(BGM도 베테랑 같은 느낌 아니었나) 갑자기 트랜디하고 팬시한 작품으로 바뀐 듯 감정이입에서 툭 밀려났다고 할까. 워낙 배우 이미지가 도회적이라 그런가...... 조금 더 묵직하고 심상치 않다는 느낌을 가져가면 더 좋았을 거 같다. 시즌1 마지막 화에서 그 좀비 러닝 끊기 신공을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감정선에 방해 안 받으려고 불도 끄고 완벽한 상황을 세팅해서 봤는데. 어흑.

    바이러스인 줄 알았는데 연가시

    연가시가 문제라는 게 아니라 재탕한다는 느낌이 드는 게 아쉬웠다. 살짝만 더 다른 변주를 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대체 이 좀비들 뭐야, 어떤 신박한 정체인 걸까, 두근거려하면서 봤는데 알고 보니 너무 ‘우리가 알던 그거’라서. 특히 연가시는 지겹도록 소비했던 전적이 있었고 그래서 나온 영화가 <연가시>였지. 그걸 보고는 왜 때문에 김명민의 연기력을......

    어쨌든 바이러스가 아닌 박테리아 류 감염병이라는 다른 접근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익숙한 걸로 회귀해서 아쉬웠다.

    지금부터는 좋았던 점

    죽어서도 바치는 충성

    보통은 의지의 표명 같은 관용구인데, 정말로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은 안현대감이 이창에게 방도를 일러줬을 땐 서비가 여기 있는 줄도 몰랐고 약초를 쓰는 방법도 몰랐고 죽은 이후에 생사역이 물어도 소용이 없다는 걸 알았을 텐데, 게다가 문경새재는 클린구역인데 어떻게 방도를 실행하라고 말해준 걸까. 일단 다 죽어가는 마당이니까 다급히 생각난 방법을 말한 것뿐일까.

    허망하고 완벽한 절명

    사실 2화에서 물어뜯기기에 주요 빌런이 이렇게 광탈을 하나? 싶었다. 왕좌의 게임처럼 단명의 하는 건가, 좋다, 이제 새 빌런이 등장하는 건가, 그 되바라진 어린니은(?)이 역시 심상찮았지, 이제까지 치밀하고 신박한 계략과 술수 너무 좋았다 조학수, 열일 하셨다 영상대감, 임팩트있는 악인이었다 찡긋, 그러고 보내주려는데 이게 웬 걸 안 변하네? 설마 또 한양에 돌아가서 그 속 터지는 정치질을 또 봐야하는 건가 실망이 드리워지는 찰나, 되바라진 어린니은이 허무하고도 초라하게 잘 죽여줬다. 물론 그 어린니은의 이후 행보는 실망스럽지만......권력에로의 탐욕이 다 부질없음을, 탐욕은 새로운 탐욕에 먹힌다는 굴레를 잘 보여줬다.

    쉽게, 그렇지만 정의롭게 죽어나가는 사람들

    안현대감의 수하였던 진선규(임팩트에 여운에 다 챙겨가셨음)나 모두들 피하십시오 소리치며 나무문에 몸빵을 하던 병조 판서와 좀비가 와도 얼음에 총질하던 사람들 등, 이 절망스러운 상황에서도 제 할 일을 하며 죽어가던 사람들이 담담하게 그려져서 좋았다. 하나 안타까운 건 누구보다 세자에게 진심과 애정을 가졌을 좌익위의 죽음이 정의로운 희생이 아니라 후회일색인 게 안타까웠다. 하지만 순수하고 충절어린 이의 허망한 죽음이라는 게 주인공에 대한 시련으로써 필요했던 거니까.

    시즌2 원픽은 귀엽고 멋있는 어영대장

    새로운 즐거움이었던 건 어영대장 민치록. 박병은 배우가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연기했다.

    이게 첫 등장인데 정말 내내 저 표정, 실제로도 특이하다고 배두나 배우가 그러던데

    높으신 장관을 불러내 보고할 때도, 조사 차 왕후의 사가와 중궁전을 털러 갈 때도, 그러다 역풍 맞아 부하들과 식솔들까지 참수형에 처해지는 진창에서도, 생사역들과 싸울 때도, 세자를 구해주고 유어 웰컴을 할 때도 계속 같은 표정이라 웃기면서도 매력이 터졌다. 그 단단한 표정처럼, 저렇게 한결같은 인물이겠구나 싶었다. 나올 때마다 제발 죽지마라 속으로 외쳤다. 시즌3에 세자 팸에 합류하면 안 되나.

    반가운 얼굴들의 향연

    안재홍에 김강훈(필구야!), 그리고 전지현 그분도.....거의 주연급들이 조연에 엑스트라로 마구 나와서 꼭 아는 사람 만난 것처럼 어! 손가락질을 해대면서 봤다.

    새 국면을 기꺼이 맞을 준비를 하며

    어쨌든 킹덤 시즌3, 당연히 보러 달려갈 거다. 기다리던 택배 상자를 까는 것처럼. 팬심은 쉽게 누그러지지 않는다. 계속 여러 이야기들을 만들어주기를 바랄뿐이다. 뭔가 삐걱거리고 의문이 들었던 부분들은 시즌3의 새로운 전환을 위한 거라고 생각하고 기다릴 수 있다.

     

    다른 리뷰는 귀찮으니 한 줄로.

    대탈출 시즌3 3화

    이제 병원, 군 연구소를 거처 사설 업체인 좀비 공장까지. 좀비를 자원으로 쓰고 만들어낸다는 설정이 의외로 킹덤하고도 매치가 되는 부분이 있었다. 1, 2화가 스토리가 주력이었다면 이번 좀비 공장은 공포가 주력 무기인 듯. 나는 스토리가 더 좋은데......부디 보완이 잘 돼있길 바랄 뿐.

    방구석 1열 <감기>편

    시의성을 노려 흥미위주로 기획한 편인가 싶었는데 생각 외로 짧은 시간인데도 알차고 정보성이었다. 에볼라의 백신이 늦게 개발된 구조적 이유 등, 최근 감염병들의 특징들을 쭉 훑어주고 요약정리 해준 것 같아서 내내 미시적이고 안 좋은 사례들에 노출돼있던 정신이 조금은 학술적으로(?) 객관화 되는 듯. 다음 <월드워Z>편에도 무슨 배경지식들이 나올지 궁금해졌다.

     

    장기전을 견디기 위해서라도

    이미 적지 않은 시간을 다들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세계적 유행을 지금 막 시작한 마당이니 아마도 장기전이 되겠지. 학교는 개학을 더 미룰 수 없을 거고, 가게들도 더 문을 닫을 수 없을 거다. 언제나 그랬듯 방법을 찾겠지만 그러기 위해서라도 좀 더 의지가 되는 작은 기쁨들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러니까 흥미진진한 작품들이 좀 더 나와 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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